멍하니 있을 때의 나와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나는 같은 존재일까? 철학적,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 질문은 자아의 본질과 관련된 중요한 논의 중 하나입니다. 우리는 어떤 상태에서 ‘진정한 나’라고 할 수 있을까요?
멍 때리는 상태에서 자아는 존재하는가?
멍 때린다는 것은 특정한 목적 없이 생각을 놓아버린 상태를 의미합니다. 이때의 나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고, 내면적으로도 명확한 사고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. 하지만 자아를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이 상태의 ‘나’를 인정할 수도, 부정할 수도 있습니다.
- 철학적 관점: 데카르트는 “나는 생각한다, 고로 존재한다”고 했습니다. 이 관점에서 보면, 멍 때리는 동안 사고가 멈춘다면 자아의 존재가 불분명해질 수도 있습니다.
- 심리학적 관점: 현대 신경과학에서는 멍 때리는 동안에도 기본적인 뇌 활동(디폴트 모드 네트워크)이 계속된다고 봅니다. 즉, 사고하지 않아도 자아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.
이러한 시각의 차이로 인해, 멍 때리는 나를 ‘진짜 나’로 인정할 수 있는지는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.
자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?
‘나’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, 멍 때리고 있는 나도 진정한 나일 수 있습니다.
- 행동하는 나: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나의 행동과 선택입니다. 이 기준에 따르면, 멍 때리는 동안 특별한 행동이 없으므로 ‘나’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.
- 존재하는 나: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자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. 즉, 멍 때리는 동안에도 육체적, 정신적 존재가 유지되므로 ‘나’는 계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.
- 관찰하는 나: 나를 인식하는 주체로서의 나를 강조하는 관점입니다. 멍 때리는 동안에도 주변을 느끼고 자아를 유지하기 때문에 ‘나’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.
멍 때리는 나도 나일까?
멍 때리는 동안 우리는 사고를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, 사실상 뇌는 쉬지 않고 활동합니다. 자아를 행동이나 사고의 과정으로 정의할 경우, 이 상태의 ‘나’는 불완전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존재 자체로 자아를 인정한다면, 멍 때리는 나도 분명한 ‘나’일 것입니다.
결국, 자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멍 때리는 나를 진짜 나라고 볼 수도,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. 하지만 어떤 상태이든 ‘나’라는 존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,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.